PICT UP 2020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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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T UP 2020년 4월호 인터뷰
인터뷰에서 언급하는 영화는 함께 출연한 一度死んでみた(죽어는 봤지만) 이고,
드라마는 아침 드라마 ‘나츠조라’입니다.
- 연기의 호흡은 어땠나요?
히로세 스즈(이하 S) & 요시자와 료 (이하 R) :
‘사전에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면서 만들어 가는’느낌이었어요.
나츠조라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게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 나츠조라 촬영이 끝나고 영화를 촬영한 건가요?
S & R : 나츠조라 홋카이도 로케 촬영이 끝나고
방송국 세트장에서 촬영하기까지 3개월 정도가 비어있었어요. 그때 영화를 촬영했어요.
- 나츠조라에서 료 씨가 연기한 텐요가 죽기 전에 촬영한 거죠?
침울해지기 전에 영화를 촬영해서 다행이네요.
S : 근데 제가 텐요가 죽는다는 걸 알게 된 것은 촬영이 한창일 때였어요.
심지어 요시자와 본인에게서요. (웃음) 전 당연히 헉! 진짜?! 이 반응이었죠.
R : 아 그랬었네, 그 말 했던 것 같아.
당연히 알고 있는 줄 알고 텐요 죽는다 어떡해~ 이런 식으로 말했거든요.
S : 료가 텐요 죽는다고 말해줬을 때 ‘거짓말인거 다 아니까 제대로 말해라~?’이랬어요. (웃음)
그 후로도 텐요 군이 죽는다는 걸 아무도 말을 안 해줬어요.
그래서 그때 요시자와 군이 말해줘서 다행이다 라고 생각했죠.
- 배우로서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R : 대단하죠, 이 나이에 일본을 대표하는 배우가 됐으니까요.
S : ?? (실눈을 뜨면서 요시자와 봄)
- 히로세 씨 그건 무슨 표정이에요?
S : 좀 무섭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R : 제 말은 뭔가 행동이나 대사 하는 게 연기하는 것 같지가 않아요.
지극히 평범한 것을 평범하게 하는 게 정말 대단해요. 언제였더라?
한 번은 스즈가 꽃을 꺾으면서 말을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저 지금 ‘꽃을 꺾는 연기를 하고 있어요’라는 느낌이 아예 없었어요.
어색하지 않게 연기하는 것이 배우의 이상적인 바람이니까요.
S : 정말 고마워! 개인적으로 그런 부분들을 세심하고
자연스럽게 하려고 노력 중이었는데 그렇게 봐줬다니 정말 기쁘네요.
‘극히 일상적인 것’이 ‘전혀 일상적이지 않는 느낌’으로 보이는 게 너무 싫어서 말이야.
꽃을 보통 어느 타이밍에 꺾더라? 이런 식으로 의식을 해버리면 그때부터 연기에 차질이 생기니까요.
대사와 대사를 하는 그 중간의 시간이 ‘신기한 공간’ 이라고 생각해요.
문장과 문장을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접속사가 있듯이
행동에도 ‘접속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려고 생각하려다가 오히려 쓸데없는 행동을 할 수도 있지만요. (웃음)
- 히로세 씨는 요시자와 씨를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S 여러가지의 캐릭터가 잘 스며드는 부분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
- 스며들다?
S : 배우들의 작품을 보면서 이 배우는 이런 식으로 연기하구나 라고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전혀 다른 작품인데도 똑같은 방식의 연기가 나와버리면,
그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 있어서 방해의 요소로 바뀌어 버리거든요.
요시자와와 거의 일 년 동안 두 작품을 같이 했는데
‘정해진 연기 방법’ 같은 것을 전혀 찾아볼 수가 없을 정도예요.
역할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R :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웃음) 근데 역할을 흡수하는 게 보여?
S : 흡수하는 게 보인다는 것보다 ‘언제부터 저렇게 자연스럽게 했더라?’이런 느낌이랄까요.
영화에서 예를 들자면 ‘뭐야, 너 있었어?’라고 누가 말했을 때 너가 ‘아까부터 계속 있었는데요..?’라고 하는 대사.
그 장면을 연기할 때 여러 패턴으로 다양한 방법의 연기가 있을 텐데
‘그래! 그거!!!’ 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의 연기를 보여줬어요.
그 연기의 행동이나 말하는 방식이 너무 마음이 들어요.
R : 고마워ㅎㅎ (웃음)
- 영화에서 이틀만 죽을 수 있는 약이 나오잖아요, 가질 수 있다면 갖고 싶나요?
S : 이틀이 아니라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좋겠어요. (웃음)
R 음, 저는 죽기는 했지만 본인은 유체이탈해서 죽고 난 후의 상황을 볼 수 있다는 게 재미있는 것 같아요.
뭘 해도 들키지 않는다는 상황에서 사람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게요
- 그렇다는 것은 ‘좋은 사람이지만 실제로는 다르겠지?
라던가 그런 것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는 의미인가요?
R : 그런 유치한 의미는 아니에요. (웃음) ‘다들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라는 느낌의 일종의 탐구심이죠.
- 이틀 동안 유체이탈을 할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어요?
S : 저는 일단 잘 것 같아요. (웃음)
미친 듯이 자다가 정신이 들면 그때 제가 없는 세상을 보는 거예요. 누군가가 저를 험담할 수 있으니 그걸 보고 싶네요.
- 그럼 누군가가 스즈 씨를 험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건가요?
S : 네. 그래서 ‘다시 살아난다면 험담하며 부족하다고 언급된 부분을 고쳐야지’라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 요시자와 씨는?
R : 저도 일단 잘 것 같아요.
S : 오 나랑 같네. (웃음)
- 일단 잔다라는 게 정말 공감이 되네요. 작품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잠이 부족하니까요.
R : 다른 작품 때문에 지금 작품의 캐릭터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못 나오는 경우가 있어?
S : 없는 것 같아. 그런데 연기하기 힘들었다거나
어려운 역할을 맡은 작품을 다시 보게 됐을 때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 나는 경우는 있어요.
R : 저는‘작품의 캐릭터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끌려다니고 싶다!!
라는 감각을 느끼고 싶어요. 촬영이 끝나면 팟! 하고 사라져 버려서.
같은 기간에 여러 작품이 겹쳐서 역할에 혼동이 온다거나 그런 적이 없어요.
작품에 너무 열중한 나머지 맡은 역할에서 벗어 나오지 못하는 분들도 있잖아요,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요.
S : 하긴 저도 그런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럼 난 역할을 대충 생각하고 소홀히 대하고 있는 건가?’ 라고 생각을 하게 돼요. 한편으로는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미 끝난 작품에서 맡았던 역할을 조금 더 잘할 수 있지 않았나? 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이상의 것을 내가 감당할 수 있으려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국민 드라마인 아침 드라마에서(朝ドラ) 주인공을 연기한다는 것은...」
- ‘좌장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나요?
(좌장 : 연극단의 단장이나 우두머리, 어느 분야의 연장자, 최고인 사람)
R : 저는 없는 것 같아요.
S : 저도 딱히 생각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R : 근데 이런 생각은 했었어요. 나츠조라도 영화도 스즈 옆에서 잘 부축해 주고 도와줘야지 라고요.
그 유명한 아침 드라마의 주인공이라면 힘든 게 당연하니까
옆에서 잘 도와줘야지! 라는 생각을 하고 촬영 현장을 갔었어요.
그런데 스즈에게 약한 모습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어요. 기를 쓰고 열심히 하는 게 정말 대단해요.
‘스즈는 앞으로 전진하고 있구나’, ‘나도 지지 않으려면 열심히 해야지!’ 라고 생각할 정도라니까요.
그래서 스즈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타입이라고 생각해요.
- 그 말씀에서 스즈 씨의 마음가짐의 강함이 보이네요. 어? 그런데 스즈 씨 그 표정 뭐예요? (웃음)
S : 제가 지금 어떤 표정 하고 있죠...?
- 조금 불편한 표정인 것 같은데요?
S :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으면 에이, 거짓말~ 이런 식으로 생각하게 된단 말이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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